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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 교육을 국내의 발명과학교실 또는 SW영재교육과 비교하곤 하는데, 이는 메이커 교육을 크게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메이커 교육은 ‘포용성(Inclusivity)을 중요시합니다. 성, 인종, 계층, 장애를 넘어선 사회의 소수계층(노년층을 포함한 기술 소외 계층 등)이 모두 함께 만들면서 창의적으로 학습하는 교육철학을 제시하고 있죠.

 

메이커 교육에서는 누구나 할 수 있고, 모두 함께 공유하며 같이 변화하자는 기본을 가르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인간을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로 인정하는 구성주의 교육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영재교육과는 목표도 철학도 정반대인 셈이죠.

 

 

이러한 메이커 교육이 가능해진 것은 역시 인터넷의 발달에 그 원인이 있습니다. 오픈소스, 오픈소스 하드웨어와 인터넷으로 인해서 누구나(기술에 취약하다고 여겨진 여자이거나 노인이거나 장애인이라도) 만들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메이커 교육의 포용성을 보여주는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메이커 페어 2016 베이에어리어 전시에서 알렉스와 장애우인 엄마 에밀리(Emily McQueen)가 메이커 소울 클럽(Maker Soul Club)에서 만든 모노폴로(Monololy, 부르마블 게임과 유사)를 가지고 전시에 참가했습니다. 에밀리는 레이저 커팅 기술을 아이들에게 배우도록 했습니다. 또 전체 프로젝트를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왔죠. 이 프로젝트는 모노폴리 판과 돈을 나무 레이저 커팅으로 아이들이 직접 일일이 깎아서 만들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의 모노폴리는 일종의 거리 이름과 같으며 자본주의의 역사를 반영한 게임으로 개발했다고 합니다. 부르마블과 같은 규칙인 모노폴리 게임으로 거리에 말이 위치하게 되면 건물을 빌려주고 렌트를 받는 형태죠. 단순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미국의 금융역사를 배우도록 한 겁니다.

 

 

휠체어를 탄 장애우인 엄마 에밀리는 메이커 소울 클럽을 통해서 자신의 커뮤니티에서 공동육아와 결합한 형태의 메이커 교육을 펼치고 있습니다. 10~14세 남자아이로 이루어진 산호세에 있는 메이커 소울 클럽의 멤버들이 이 모노폴리 판을 함께 만들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주도한 알렉스 엄마는 휠체어를 탄 장애우나 전혀 메이커 활동을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미국 동부 팹랩 교사 제임스 덱(Jaymes Dec)이 가르치는 메리마운트 스쿨(Marymount School in New York)의 설명에 의하면 메이커 교육을 실시하는 자신의 학교에는 오전에는 정규교과를 진행하고 오후에는 융복합 스팀 STEAM 수업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이 학교에는 STEAM 전문가도 있을 만큼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는 프로젝트형 수업을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방과 후에는 바이오랩, 팹랩 등 다양한 랩에 가서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에 걸친 자신의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개발합니다. 방과 후인 오후 3시부터 5시 사이의 두 시간을 2분으로 줄인 타임랩스 영상을 보면, 팹랩에서 아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팹랩 선생님도 메이커입니다. 아이들을 그냥 바라보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 자신도 뭔가를 만들고 공유하죠. 선생님이 메이킹을 진행하면서도 학생들과도 계속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학생들도 한 자리에만 있지 않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다양한 기기와 재료들로 작업을 합니다. 아이들은 개인 노트북으로 뭔가 만드는 동영상을 보면서 따라 만들기도 하죠. 재봉틀을 이용하는 친구도 있고, 프로젝터로 뭔가 실험하는 친구도 있고 학생들이 각자 만드는 프로젝트도 매우 다양합니다.

 

이처럼, 국내에도 뭔가를 만드는 공간이 다양하게 있어서 아이들이 늦게까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메이커 교육의 도입이 필요하다고(아마 방과 후 수업과는 많이 다른 형태일 겁니다) 생각합니다. 만약, 아이들의 안전이 걱정된다면 선생님 또는 부모가 함꼐 메이킹을 하는 것도 방법이겠죠. 이렇게 된다면 육아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또한 동아리 형태로, 아이들의 학년을 모두 섞은 다음, 아이들 스스로 모여서 할 수 있도록, 자율에 기초한 커뮤니티를 만들어야 하겠죠. 아이들 스스로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며,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다른 이들을 위해서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인가를 고민하고, 서로 협력하면서 계속 시도해 만들어 나가는 팅커링(Tinkering)을 지속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메이커 교육을 한국에서도 시도해 보았으면 합니다. 해외에서도 메이커 교육은 정부나 교육부 주도의 운동이 아닌 자발적 풀뿌리 교육운동으로 교사가 스스로 아이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다양한 시도로부터 발전해 왔죠.

 

 

4차산업혁명 시대를 위한 창의적 인재양성을 위한 메이커 교육은 이미 분명한 길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교사가 스스로 마인드를 바꾸고, 새로운 길을 함께 걸어가기 위한 결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글=숙명여자대학교 시각영상디자인학과 이지선 교수